소설 속 소설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돌아왔다. 지독히 현실적인, 에쿠니 가오리의 신간 장편소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사랑받는 작가 에쿠니 가오리가 새로운 소설로 돌아왔다. 신간 『저물 듯 저물지 않는』은 ‘소설 속 소설’이라는, 지금까지 에쿠니 가오리가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형식으로 쓰여 더욱 신선하다. 나이 쉰이 넘도록 여전히 부모가 남겨둔 유산으로 먹고살고, 유일하게 열을 올리는 행위는 ‘독서’뿐인 주인공 미노루와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뚜렷한 기승전결 없이 그저 흘러간다. 그러는 사이사이 미노루가 읽는 소설이 등장해 지루할 틈 없이 독자에게 ‘책 읽는 맛’을 끊임없이 제공한다.

이 소설은 중년의 이야기다. 시간이 가고 나이 먹음에 따라 자연스럽게 맞이해야 할 어떤 결정의 순간을 유예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나름의 설렘과 즐거움으로 유예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언젠간 끝날지언정 순간의 안정감에 의지하기도 한다. 미성숙한 과거를 서둘러 떨쳐내고 어서 미래로 향하고픈 때는 지난 사람들, 그렇게 기다렸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이기만 한 건 아니라는 걸 이미 아는 사람들. 서둘러 앞으로 가기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저물 듯 저물지 않는 시간에 그냥 머물고픈 사람들. 시작되고 끝나는 것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이 이야기는 그렇기에 우리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지독히 현실적이다.


저자소개

저자 : 에쿠니 가오리   

                                                            
                
에쿠니 가오리 


 저자 에쿠니 가오리 江國香織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에쿠니 가오리는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나 미국 델라웨어 대학을 졸업하고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다.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1992), 『나의 작은 새』로 로보노이시 문학상(1999), 『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나오키상(2004), 『잡동사니』로 시마세 연애문학상(2007), 『한낮인데 어두운 방』으로 중앙공론문예상(2010)을 받았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서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 작가로 불리는 그녀는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도쿄 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좌안 1ㆍ2』, 『달콤한 작은 거짓말』,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 향기』,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 뒤의 기억』,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벌거숭이들』 등으로 한국의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