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더스 헉슬리의 미래 문명사회 비평론—
『멋진 신세계』속 악몽은 어떻게 현실이 되는가!
시대를 앞서간 냉혹한 미래 사회의 예언

과학이 인간의 출생마저 좌우하고 의식과 행동까지도 철저히 통제하는 세계, 개성과 인격을 상실한 ‘인간 제품’들의 세상, 과학 문명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조작된 유토피아는 정말로 도래할 것인가.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는 올더스 헉슬리가 『멋진 신세계』 발표 후 27년 뒤인 1958년에 출간한 작품이다. 『멋진 신세계』에서 설정한 미래 사회가 현실로 곧 다가올 것이라는 예측에서, 『멋진 신세계』의 주제를 사회심리학적 통찰력으로 날카롭게 분석한 미래 문명 비판론이다. 헉슬리는 앞으로 독재적인 전체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말살되고 개인의 자유가 통제되는 세계가 다가오리라고 예상했으나, 그런 세계가 자신의 예측보다 훨씬 더 빨리 도래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며 현대 문명사회에 내포된 위험성을 경고한다.

“오늘날에는 그런 공포가 채 한 세기를 넘기기 전에 우리 앞에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_본문 238쪽

그는 통치의 수단으로 몽둥이와 감옥보다 유아 습성 훈련과 마약성 최면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들에게 주어진 노예 생활을 좋아하도록 암시를 유도함으로써 채찍질과 발길질로 복종을 강압하지 않으면서도 권력에 대한 자신들의 욕망을 철저하게 충족시키리라는 사실을 다음 세상의 지도자들이 곧 깨닫고 우리를 위협할 것이라 경고한다.
군중을 선동하고 착취하는 교활한 소수의 지배자들, 생명 윤리에 어긋나는 유전자 조작, 기계의 부품으로 소모품 취급을 받는 노동자 등 무분별한 과학의 발달과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앙은 이미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오고 있다.
이제 공상이 아닌 현실이 되어버린 문제들을 시대를 앞서 이미 오래전에 예언한 헉슬리의 통찰력에 소름이 끼치면서도, 그의 예리하고 정확한 지적은 우리에게 위기감과 경각심을 새로이 일깨워준다.

인간이 배재된 기계 문명의 가속화,
우리가 지불할 대가는 과연 무엇인가!
현대 문명에 대한 강렬한 비판과 날카로운 통찰

 “머리가 쭈뼛해질 정도로 무서운 책!” _「시카고 선데이 트리뷴Chicago Sunday Tribune」

헉슬리는 현대 문명이 내포하고 있는 위험성을 11가지로 분석한 뒤 마지막 장에서 그에 대한 해답을 모색한다. 그는 인구 과잉에 따른 경제적 불안정과 식량 및 자원의 부족, 그리고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로 인해 권력이 기업과 정부로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 경고한다. 또한 대량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한 현대 문명의 선전술이, 심리 조작과 암시, 선동, 세뇌 등을 통해 대중의 무의식을 통제했던 히틀러의 나치 독재 체제의 선전 방식과 닮았다고 비판한다. 특히 암시에 취약한 어린아이들을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등 미디어 매체를 통해 이용하려는 사업가나 정치가들이 등장할 것이라 경고한다. 그리고 『멋진 신세계』에서 설정해놓은 가상의 약물 소마처럼, 사람들의 잠재의식과 무의식에 영향을 주어 의도적인 환각, 흥분 상태로 빠뜨리는 화학적인 약물의 위험성을 지목한다.
이러한 미래의 재앙에 대한 대책으로 헉슬리는 다각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출산을 조절해 인구와 자원의 균형을 맞추고, 지역 공동사회를 건설해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등 진정한 이상향으로 가는 올바른 길을 제시하며, 특히 어떠한 권력에도 굴복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정신에 대한 교육을 강조한다.
자유가 없다면 인간은 완전한 인간이 아니며, 따라서 자유는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이다.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헉슬리의 냉철한 경고를 마음속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번역의 대가 안정효의
최신 완역 개정판, 독점 출간

이번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는 『하얀 전쟁』, 『은마는 오지 않는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안정효의 오역 사전』 등의 저자이자 번역의 대가인 안정효의 최신 완역판으로, 오역을 최소화하고 원서의 표현에 충실히 따랐으며, 더욱 세세한 설명과 뛰어난 문학적 표현으로 고전 작품을 읽는 참된 즐거움을 선사한다.


▮ 책 속으로

정부에서는 심리적ㆍ육체적으로 모두 거의 비폭력적인 여러 가지 조작이나 유전적 규격화를 통해 바람직한 행동을 조직적으로 증강함으로써 완전한 통제를 실시하고 성취한다. 유리병 속에 담긴 아기들과 번식의 집중적인 통제는 어쩌면 불가능한 방법일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오랫동안 인간은 제멋대로 자식을 낳는 모체 태생 방식을 따르는 종으로 남아 있으리라는 사실은 거의 확실하다. 실리적인 여러 목적들 때문에 유전적 규격화는 실천 가능성을 배제해야 할지도 모른다. 사회 집단들은 과거에 그랬던 대로 처벌을 통해, 그리고 보상과 과학적인 조작이라는 보다 효과적인 여러 방법을 통해 계속해서 출생 후에 통제를 받게 될 것이다. _ 1. 인구 과잉, 52쪽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의 세계에서는 활용할 자본의 축적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자가 심각하게 불리한 입장에 처한다. 대규모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그는 돈을 잃고 결국 독립된 생산자로서의 존재 자체를 상실하며, 대규모 사업자가 그를 집어삼킨다. 소규모 사업자들이 사라지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많은 경제 권력을 점점 더 적어지는 소수의 사람들이 휘두르게 된다. 독재 정권하에서라면, 발전하는 기술과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소기업들의 파산에 힘입어 비대해지는 대기업이 국가의 통제를 받게 되는데―그러니까 정당의 지도자들과 군인들, 그리고 그들의 명령을 수행하는 경찰관과 공무원들로 이루어진 소규모 집단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_ 3. 과잉 조직화, 71~72쪽

이런 종류의 선전은 지극히 단순한 원칙을 기초로 삼는다. 공통된 어떤 욕망, 또는 널리 퍼진 무의식적인 두려움이나 불안감을 찾아내고, 이런 소망이나 두려움을 팔아야 할 제품과 결부시키는 방법을 생각해낸다. 그런 다음에는 어휘나 사진으로 마련한 상징들의 다리를 놓아 고객으로 하여금 진실에서 보상을 받는 꿈으로, 그러고는 선전하는 제품을 구매하기만 하면 꿈이 실현되리라고 설득해서, 꿈에서 환각으로 건너가게 해준다. “우리는 오렌지를 사는 것이 아니라 활력을 산다. 우리는 그냥 자동차를 사는 것이 아니라 품위를 산다.” 모두가 다 그런 식이다. 예를 들면, 우리는 치약에서 단순히 닦아내고 살균하는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성적으로 역겨운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된다는 착각을 구입한다. _ 6. 상술, 118쪽

약리학자들은 최근에 (LSD-25라고 알려진) 리세르그산디에틸아미드(lysergic acid diethylamide)라는 물질에서, 거의 아무런 비용도 들이지 않고 인식을 향상시키며, 생리학적인 측면에서 표현하자면, 상상적 환영을 만들어내는 소마의 또 다른 한 가지 양상을 창출해냈다. 이 놀라운 약물은 1회에 5,000만 분의 1그램이나 심지어는 2,500만 분의 1그램만 복용하더라도 (페요틀처럼) 사람들을 다른 세상으로 보내주는 효과를 낸다. 대부분의 경우에 LSD-25가 데려다주는 다른 세상은 천국처럼 지극히 황홀하며, 때로는 연옥 같기도 하고 심지어는 지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리세르그산 경험은 거의 모든 사람이 의미심장한 심오함이나 열반의 깨달음 차원에 이르게 해준다. 어쨌든 인체에는 그토록 적은 부담을 주면서 영혼으로 하여금 그토록 철저한 변화를 일으키게 한다는 사실은 대단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_ 8. 화학적인 설득, 149~150쪽

개인의 유전적 표준화는 아직 불가능하지만, 거대한 정부와 대기업은 『멋진 신세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은 그런 정신을 조종하는 온갖 기술들, 그리고 필자로서는 상상력이 부족해서 꿈조차 꾸지 못하는 기술들을 이미 보유하고 있거나 아주 가까운 미래에 보유하게 될 것이다. 태아들에게 유전적 획일성을 부여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인구 과잉에 조직 과잉된 미래 세계의 통치자들은 성인들과 그들의 아이들에게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획일성을 부여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그들은 (누가 미리 막아내지만 않는다면) 이미 보유한 정신을 조작하는 모든 기술을 동원하고, 이런 수단들을 보완하기 위해 경제적인 압박이나 신체적인 폭력의 위협과 같은 비이성적인 설득을 행사하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종류의 포악한 만행을 피하려면 우리는 우리 자신과 후손들에게 자유와 자치에 대한 교육을 지체하지 말고 시작해야 한다. _ 11. 자유를 위한 교육, 195~196쪽

인구 과잉과 조직 비대화는 현대의 대도시를 이룩해놓았고, 그 안에서는 다수와의 개인적인 관계를 통한 충분히 인간적인 삶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전체 사회와 개인의 정신적인 황폐화를 피하고 싶다면, 대도시를 떠나 소규모 시골 공동체를 부활시키거나, 기계적인 대도시 조직의 망상(網狀) 구조 내에서 소규모 시골 공동체와 똑같은 도시형 모형을 이룩하여, 전문적인 특수 기능을 단순히 구현한 개체가 아니라 완전한 인격으로서 개인들이 만나고 협동하는 사회를 이룩함으로써 대도시를 인간화시켜야 한다. _ 12. 해답은 무엇인가?, 2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