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즈 사강 <어떤 미소>
“행복은 표시가 없는, 평평한 사물이다.”
사랑이 끝난 뒤 짓는 미소, 성숙해지는 자아
지은이 프랑수아즈 사강│옮긴이 최정수│면수 212쪽│판형 128*188│값 13,800원│
제본형태 양장│분야 소설│출간일 2022년 2월 15일│
책 소개
국내 정식 라이선스 계약
2022년 리커버 개정판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어떤 미소』
나는 거울 속의 내 얼굴을 보고 미소지었다. 고독했다.
소담출판사에서 국내 정식 라이선스 계약으로 출간돼 많은 사랑을 받았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어떤 미소』를 2022년 리커버 개정판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사강의 대표작 『길모퉁이 카페』, 『마음의 파수꾼』, 『마음의 푸른 상흔』, 『한 달 후, 일 년 후』와 함께 리커버된 개정판 도서로, 파스텔톤의 차분하고 세련된 표지가 인상적이다. 인생에 대한 환상을 벗어버리고 담담한 시선으로 인간의 고독과 사랑의 본질을 그린 저자의 작품들은, 도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감성과 섬세한 심리묘사가 특징이다.
아름다운 부인을 뒀지만 다른 여자들과 연애를 하며 그 연애를 심각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 남자 뤽을 사랑하는 주인공 도미니크는, 사랑과 이별의 고통을 겪는다. 스무 살, 아직 인생을 잘 모를 나이에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에 빠져드는 도미니크에게 산전수전 다 겪은 40대의 남자는 줄곧 냉소적이다. 현재의 연애를 즐기고, 아름다운 도미니크의 몸과 총명함을 사랑하지만, 그것이 결코 '정말 너무 사랑한다'는 감정이 아니라고 잘라 말하는데….
해당 작품은 사강의 두 번째 소설로, 매력적인 유부남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겪은 뒤 성숙해 가는 과정을 그린 젊은 여성의 이야기다. 사랑에 빠진 젊은 여성의 복잡한 내면이 사강 특유의 비유와 문체로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묘사된 이 소설은, 젊은이들이 갖게 된 변화된 가치관과 새로운 시대 분위기를 세련되게 묘사하여 동시대 젊은이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졌다. 1958년 장 네귈레스코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목차
- 1부
- 2부
- 3부
- 작품 해설
- 역자 후기
책 속으로
사는 것, 사실 그것은 가능한 만족스럽기 위해 채비를 갖추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그다지 쉽지 않다. p.19
베르트랑은 내 첫 애인이었다. 내가 내 몸의 고유한 냄새를 알게 된 것은 그의 몸 위에서였다. 사람은 늘 다른 사람의 몸 위에서 자신의 몸을, 자신의 향기를 알게 된다. 처음엔 경계심을 갖고, 나중엔 고마워하면서. p.15
“내가 프랑수아즈에게 돌아간 후에 넌 어떤 위험을 무릅쓰게 될까? 나에게 집착하고, 괴로워하고, 그 다음엔? 그 다음엔 어떻게 될까? 하지만 지루하게 지내는 것보다는 그게 나을 거야. 너는 더 많이 사랑할 거고, 아무 일도 없는 것보다는 더 행복했다가 더 불행해질 거야, 그렇지 않아?” p.81
나에겐 누군가 혹은 어떤 것이 필요했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면서 큰 목소리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누군가 혹은 어떤 것.” 나는 사랑을 사랑했고, 사랑과 관련되는 단어들, ‘부드러운, 잔인한, 온화한, 신뢰하는, 극단적인’ 등의 단어들을 사랑했다. 그리고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p.89
,“사람이 하나의 관계를 맺게 될 땐, 그 관계에 맞는 분위기와 향기를 선택해야 하니까. 말하자면 미래를 위해, 나중에 분간해낼 수 있는 표시로 말이야.… 나로 말하자면, 레코드판들과 함께하는 쾌적한 노후를 준비하고 있어.”
“일 년 혹은 이 년 뒤에 내 삶의 일주일이, 한 남자와 함께했던 생생한 일주일이 고작 레코드판 하나에 담겨버린다고 생각하니 조금 우습네요. 더구나 그 남자가 벌써 그 사실을 알고 그것을 입 밖에 내어 말한다니 말이에요.” p.113
“행복은 표시가 없는, 평평한 사물이다. 칸에서 지낸 그 기간 역시 나에게 그 어떤 상세한 추억도 남겨주지 않았다. 불행했던 몇몇 순간, 뤽의 웃음들, 침실에서의 기억, 밤, 여름 미모사의 애원하는 듯하는 퇴색한 향기를 제외하고는. 아마도 나 같은 사람들에게 행복은 일종의 부재일 뿐일지도 모른다. 권태의 부재, 신뢰의 부재. p.126
나는 거울을 들여다보고는 놀랐다. 미소 짓는 내가 보였던 것이다. 미소 짓는 나를 막을 수 없었다.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혼자라는 것. 나는 나 자신에게 그 말을 해주고 싶었다. 혼자, 혼자라고. 그러나 결국 그게 어떻단 말인가? 나는 한 남자를 사랑했던 여자이다. 그것은 단순한 이야기였다. 얼굴을 찌푸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p.200
출판사 서평
“나는 거울 속의 내 얼굴을 보고 미소지었다. 고독했다.”
사랑이 끝난 후에 짓는 미소
유럽 문단 천재적인 여성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두 번째 소설. 평론가들은 이 작품을 『슬픔이여 안녕』보다 더 훌륭하게 평가했다. 매력적인 유부남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겪은 뒤 성숙해 가는 과정을 그린 젊은 여성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간단한 요약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젊은 여성의 복잡한 내면이 사강 특유의 비유와 문체로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젊은이들이 갖게 된 변화된 가치관과 새로운 시대 분위기를 세련되게 묘사하여 동시대 젊은이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슬픔이여 안녕』을 능가하는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은 사강의 두 번째 소설
프랑수아즈 사강은 19세라는 어린 나이에 1954년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소설로 전 세계 독자들의 주목과 사랑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 데뷔작이 워낙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탓에 독자와 평론가들은 그녀의 다음 작품을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었고, 사강 역시 정신적 압박을 느꼈던지 차기작을 이 년 동안이나 공들여 구상했다. 그렇게 하여 발표된 작품이 바로 『어떤 미소』이다. 다행히 이 작품 역시 데뷔작만큼이나 큰 사랑을 받았고, 많은 평론가들이 이 작품을 『슬픔이여 안녕』보다 더 훌륭하게 평가했다. 2년 뒤인 1958년 장 네귈레스코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아름다운 부인을 뒀지만, 다른 여자들과 연애를 하며 그 연애를 심각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 남자 뤽을 사랑하는 주인공 도미니크는, 사랑과 이별의 고통을 겪는다. 스무 살, 아직 인생을 잘 모를 나이에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에 빠져드는 도미니크에게 산전수전 다 겪은 40대의 남자는 줄곧 냉소적이다. 현재의 연애를 즐기고, 아름다운 도미니크의 몸과 총명함을 사랑하지만, 그것이 결코 ‘정말 너무 사랑한다’는 감정이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사랑의 행복감과 이별의 고통을 겪고 성숙해져 가는 이십대 여성의 이야기가 여성 독자들에게 공감을 줄 것이다.
▶ 줄거리
스무 살의 이지적인 여대생 도미니크는 법학을 전공하며 베르트랑이라는 남자친구가 있다. 도미니크는 남자친구의 삼촌이자 아름다운 아내(프랑수아즈)가 있는 남자이며 20세 이상 연상인 뤽을 사랑하게 된다. 자유로운 기질의 소유자이고, 많은 경험을 통해 여자와 사랑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뤽은 도미니크에 대한 열정을 대범하게 표현하고, 도미니크 역시 뤽의 매력을 외면하지 못한다. 두 사람은 베르트랑의 눈을 피해 만남을 갖기 시작한다. 사랑에 빠진 젊은 여자들이 대개 그러하듯, 도미니크는 뤽의 사랑을 열렬히 갈구하기도 하고, 소극적인 태도와 절망적인 기분에 빠져들기도 한다. 여름방학을 맞아 도미니크는 뤽과 칸의 한 호텔에서 일주일을 함께 보낸다. 뤽은 도미니크와의 사랑에 대해 적당히 냉소적인 태도를 취한다. 뤽에게서 점점 연락이 뜸해지고 도미니크는 그와의 관계가 끝날 거라는 예감을 느낀다. 뤽은 미국 여행을 떠나면서 자신이 돌아올 때쯤이면 도미니크가 자신을 잊었을 거라는 말로 이별의 뜻을 전한다. 뤽이 없는 사이 도미니크는 푸랑수아즈를 찾아간다. 프랑수아즈는 자신이 도미니크를 육체적으로 질투하고 있었다고, 자신은 이제 더 이상 젊지 않다고 말한다. 뤽과의 사랑이 자신만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도미니크는 자신이 프랑수아즈의 입장과 그들 부부의 삶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이별을 겪고 거울 앞에 선 자신의 얼굴을 보며 묘한 미소를 짓는 도미니크. “나는 한 남자를 사랑했던 여자이다. 얼굴을 찌푸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사랑이 끝난 후,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
작가 소개
프랑수아즈 사강
저자 프랑수아즈 사강은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본명은 프랑수아즈 쿠아레Francoise Quoirez로,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 ‘사강’을 필명으로 삼았다. 19세에 발표한 장편소설 『슬픔이여 안녕』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그녀는 이 작품으로 1954년 프랑스 문학비평상을 받았다. 그 뒤 『어떤 미소』, 『한 달 후, 일 년 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신기한 구름』, 『뜨거운 연애』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 냉정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인간의 고독과 사랑의 본질을 그려낸 사강의 작품들은 자유로운 감성과 섬세한 심리묘사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자유분방한 생활로 유명했던 그녀는 두 번의 결혼과 이혼, 도박, 자동차 경주, 약물중독 등으로 ‘사강 스캔들’이라는 말을 낳았다. 50대에는 마약 혐의로 법정에 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2004년 사강이 병환으로 별세하자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가장 훌륭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가 중 한 사람을 잃었다”며 애도했다.
역자 : 최정수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오 자히르',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 년 후', '어떤 미소', '마음의 파수꾼',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기 드 모파상의 '오를라', 장 자크 상페의 '꼬마 니콜라의 쉬는 시간', 이브 생 로랑의 '발칙한 루루', '키리쿠와 마녀', '숨쉬어', '빨간 고양이 마투', '위에트 아저씨가 들려주는 천문항해의 비밀', '황금붓의 소녀', '거절 수업 당당한 나를 만나는 리더십 에세이', '찰스 다윈 진화를 말하다', '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 '동물의 감각 새는 어떻게 길을 찾을까요?', '베르사유의 오렌지 나무' 외에 많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